전화영어, 화상영어 학습자들을 위한 "회화 잘하는 법"

2014년06월09일
최근, 약 15년 전쯤에 제게서 과외를 받았던 한 동생이 "형, 회화 실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줘."라고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가르치는 것에서 손을 뗀 지 10년 가까이 되었는데도, 아직 내게 이런 상담을 구하는 게 고맙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답답함이 밀려왔습니다. 그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다면 지금 전 돈방석에 앉아있겠지요. ^^;

그 동생은 오랫동안 어학연수도 받아보고, 학원도 다녀보고, 전화/화상영어도 이용해본 애였습니다. 그렇기에 기본적인 지식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했죠. 물론, 전 의사나 박사는 아닙니다. 나름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해왔고, 많은 고민을 해봤기에 그 애의 입장에서 같이 해답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죠.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그 애가 정말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진실 하나를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말하기(Speaking)는 직접 자신의 입으로 말해야만 실력이 는다"는 거죠.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기에, 한 편으로는 맥 빠지는 해답일 수도 있지만, 저는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걸 알면서 왜 여러분은 그걸 실천하지 못하시나요?

"말하기(Speaking)는 직접 자신의 입으로 말해야만 실력이 는다"

먼저, 사람들은 어떤 분야가 되었건 영어공부에 있어 소극적이며, 수동적입니다. 토익을 잘하려면 토익 학원에 가고, 회화를 잘하려면 어학연수를 가며, 문법을 배우려면 과외를 받습니다. 어떻게 해야 토익을 잘할 수 있고, 회화를 잘할 수 있으며, 문법을 잘 알 수 있는지 고민하기보다, 그런 것들을 가르쳐주는 장소나 사람에 의존하죠. 하지만 정작 학습법 자체를 모르면 그런 장소나 사람을 활용해도 크게 효과를 못 보게 됩니다.

어학연수를 떠났던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나름 문법에 자신 있었던 그는 어학원에 다닌 지 한 달 만에 회화책 4권을 끝냈습니다. 별로 어려운 내용이 없었던 거죠. 하지만 한 달 후에도 여전히 회화 실력은 "어버버"였습니다. 부끄럽지만 바로 어릴 적 제 경험입니다. ㅠㅠ "회화"라는 게 어려울까요? 사람들이 평소에 주고받는 말을 회화라고 한다면, 그게 어려우면 이상하겠죠. 회화는 쉽습니다. 문법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회화책을 그냥 쭉 읽어보면 대부분 이해가 될 정도로 쉽습니다. 제가 한 달 후에도 회화 실력이 늘지 않았던 이유는 회화책을 독해책 공부하듯 공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이해만 되면 학습을 끝냈다고 생각하고 진도 빼기 바빴던 거죠. 사실, 독해책보다 회화책이 내용적인 면에서는 훨씬 쉽습니다.

회화 실력이 늘지 않았던 이유는 회화책을 독해책 공부하듯 공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독해책 공부와 회화책 공부가 어떻게 다르길래 그러냐?"라고 물으신다면, "천지 차이"라고 답변드리겠습니다. 언어에 있어 듣기(Listening)와 읽기(Reading)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INPUT 영역에 해당한다면, 말하기(Speaking)와 쓰기(Writing)는 습득한(또는 획득한) 정보를 사용하는 OUTPUT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독해는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회화는 의사소통이 목적입니다. 목적 자체가 다르며, 당연히 학습법도 다르죠.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는, 내가 내 입으로 말할(Speaking) 수 있는 내용을 상대방의 입을 통해 듣게(Listening) 되면 귀에 더 잘 들리며, 내가 글로 쓸(Writing) 수 있는 내용을 책으로 읽었을(Reading) 때 더 눈에 잘 들어오더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눈으로 봐서 이해한 내용을 다시 글이나 말로 표현하라고 하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즉, 영어 학습 시 말하기와 쓰기 위주로 학습하면 듣기와 읽기 능력은 어느 정도 함께 상승하는 사례가 많지만, 듣기와 읽기를 잘한다고 해서 말하기나 쓰기 실력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사례는 드뭅니다. 물론, 네 가지 영역을 골고루 학습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OUTPUT 영역을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저는 OUTPUT을 위한 회화책을 INPUT용인 독해책처럼 학습했습니다. 따라서 한 달이 지났을 때 책의 스토리는 대충 이해가 되었지만(당연히 글처럼 읽었으니) 배운 내용 중 그 어느 것도 제 입으로 쉽게 표현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비싼 돈 주고 책을 읽은 셈이었습니다. 

저는 비싼 돈 주고 책을 읽은 셈이었습니다.

전 제 나이 또래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어릴 적부터 일본식 영어 발음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따라서 발음은 엉망진창이었죠. 어떤 발음은 잘 들리지도 않고, 입으로 잘 나오지도 않았죠. 분명히 아는 발음인데도 제 머리와 제 입은 따로 놀았습니다. 하지만 토익 L/C 자료로 문장을 "따라 읽고", "동시에 읽는" 훈련을 하던 중에 제 입으로는 불가하다고 생각했던 발음이 제대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울라~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언어라는 건 머릿속으로 이해하는 것과 내 몸(입과 귀)이 습득하는 게 다르다는 사실을요. 즉, "안다는 것"과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화는 아무리 쉬운 표현이라도 그 내용을 눈으로 보지 않고 필요한 상황에 자신의 입으로 툭 튀어나오지 않으면 "회화를 학습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머릿속 지식이 육체적인 감각(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훈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말하기(회화)는 말하기를 통해 학습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천하지 않는 진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안다는 것"과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화를 학습할 때 원어민의 역할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원어민 강사의 노하우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써먹을 대화상대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배운 내용을 입으로 훈련시켜줄 트레이너로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실제로 내용 이해는 한국 강사의 설명을 듣거나 한국말로 설명된 교재를 보는 게 더 빠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학연수 가서 회화 수업을 받는 사람들을 보면, 하루에 8시간이나 1:1 수업을 하면서도 원어민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이해하거나, 또는 책을 보고 이해하느라 수업 중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들을 많이 봅니다. 이것은 전화영어나 화상영어 학습 때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제 말의 핵심은 어학연수나 전화영어, 화상영어가 효과가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말이죠. 즉, 원어민과의 수업 시간은 자신이 아는 내용이나 학습한 내용을 훈련해야 할 시간인데, 그제서야 머릿속에 정보를 집어넣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화 공부는 훈련할 내용을 학습하고 이해하기 위한 시간과, 그것을 실제로 내 입으로 훈련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학연수나 전화영어, 화상영어 학습의 관점에서 보자면 예습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정보는 미리 머릿속에 담아와야 하고, 실제 수업 시간에는 그것을 내 입으로 훈련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예습이 총알을 장전하는 시간이라면, 본 수업은 전투의 시간입니다. 매우 공격적이어야 하죠. 특히, 어학연수와는 수업 시간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짧은 전화영어와 화상영어 학습은 수업 후에도 약 30분가량 자기만의 훈련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예습이 총알을 장전하는 시간이라면, 본 수업은 전투의 시간입니다. 

이제, 지금까지 구구절절하게 설명한 내용을 요약하여 "회화 잘하는 법"에 대한 결론을 짓고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첫째, 회화는 '독해'가 아니라 '말하기'입니다. 읽지(Reading) 말고 말(Speaking)하십시오.
둘째, 원어민과의 수업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총알은 미리 장전해야 합니다.
셋째, 수업 시간에는 훈련에 집중하십시오.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입으로 훈련하는 시간이 하루 최소 30분 이상 되어야 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드린 말씀이 오늘 드리고자 했던 결론입니다. 자신만의 훈련 시간을 꼭 가지세요. 훈련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어학연수나 전화영어, 화상영어 수업은 앞서 제 경험처럼 "비싼 돈 내고 책 읽는" 학습이 되기 쉽습니다. 훈련할 시간이 없다는 건, 회화 학습을 하기 싫다는 말입니다.

하루 30분이 우습게 느껴질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어렵답니다. 특히, 모기만 한 목소리로 훈련하면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평소 목소리보다 더 크게 말해야 하죠. 따라서 지금까지 자신만의 훈련 시간이 없었던 학습자들은 며칠 만에 목소리가 쉬기도 합니다. 소금물 가글 준비하세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고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회화 실력은 자신이 직접 자기 입으로 훈련한 시간에 비례합니다!

회화 실력은 자신이 직접 자기 입으로 훈련한 시간에 비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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